1.2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적 사고
현실 세계에는 어렵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자동으로 암을 찾는다던지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는 로봇을 만든다던지 스스로 운전하는 무인 자동차를 만든다던지 하는 일들이 그렇습니다. 그럼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공학자들은 어떻게 접근할까요?
무인 자동차를 예로 들겠습니다. 사람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카메라와 센서를 장착해서 주변 상황을 인식하게 하고, 팔과 다리 역할을 하는 각종 제어 장치를 만들어서 사람 없이 움직이게 합니다. 그다음으로 주변 상황 정보, GPS 정보, 지도 정보 등을 이용하여 자동으로 운전하는 프로그램을 만듭니다. 즉, 복잡한 문제를 작은 문제로 나누어서 하나씩 접근합니다. 이렇게 작은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다보면 결국 큰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는 현실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문제는 아니지만 프로그래밍을 처음 배운 사람이 도전해볼 수 있는 작은 문제를 하나 제시합니다. 사진을 특수 문자로 출력하는 문제죠. 사람들은 이걸 아스키 아트(ASCII Art)라 부릅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전 세계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하는데 인터넷이 느린 국가에서는 아무래도 사용하기가 불편합니다. 그래서 용량이 큰 사진 대신 아스키 아트로 사진을 표현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진을 아스키 아트로 출력하려면 원본 사진의 주소(URL)에서 .jpg 뒤에 .txt나 .html을 붙이면 됩니다. 단, 페이스북은 모든 사진이 아스키 아트로 출력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사진을 어떻게 아스키 아트로 변환할까요? 한 번에 생각하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작은 문제로 나눠보죠.
우선 우리는 사진이 어떻게 저장되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진 파일은 이미지 파일이라고 하며 고유의 색상 표현 방식, 압축 방식을 사용합니다. 흔히 이를 이미지 포맷이라고 하는데 BMP, PNG, JPG, GIF 같은 파일 확장자가 이미지 포맷을 뜻합니다. 우리는 가장 간단한 BMP 포맷을 사용할 것입니다.
이미지의 포맷을 알았으면 다음에는 이미지의 각 점에 대한 정보를 얻어와야 합니다. 점은 픽셀이라고 하며 색상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이제 이미지에서 픽셀의 색상 정보를 하나씩 얻어온 뒤 그에 맞는 특수 문자로 출력하면 됩니다. 사실 특수 문자로 출력하는 것은 약간의 트릭이 필요한데 어떻게 변환하느냐에 따라 텍스트의 전체 모양이 원본 이미지와 닮아보이는지 결정합니다. 우리는 간단하게 색상 정보에 따라 진한가, 흐린가만 표현하겠습니다(자세한 내용은 'Unit 81. 실전 예제: 비트맵 파일을 아스키 아트로 변환하기'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작은 문제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지 포맷 알아내기
- 픽셀의 색상을 얻어오기
- 픽셀의 색상에 따라 특수 문자로 출력하기
이렇게 나눈 작은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이미지를 아스키 아트로 변환한다는 큰 문제가 해결됩니다.
이처럼 현실 세계의 문제를 분석하여 해결책을 찾는 과학적 사고법을 컴퓨테이셔널 씽킹(computational thinking)이라 하며 이렇게 설계한 해결책을 컴퓨터의 명령어로 작성하는 것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 합니다.
즉, 작은 문제로 분해하고, 문제의 패턴을 발견하고, 어떤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는지 결정하고, 문제를 일반화하고 모델링할 수 있는지를 찾는 과정이죠. 다음과 같이 이미지를 아스키 아트로 변환하는 작업을 패턴, 데이터, 일반화와 모델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패턴: 이미지 파일을 읽어서 픽셀의 색상에 따라 특수 문자로 출력
- 데이터: 이미지 파일의 픽셀 데이터, 특수 문자
- 일반화와 모델링: 이미지 파일 읽기, 이미지 파일 분석
처리하고자 하는 작업 또는 문제는 다른 말로 요구사항이라고도 부릅니다. 즉,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작업은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일이 됩니다.
컴퓨터는 물리적인 기계로 구성되어 있어서 하드웨어라고 하는데 이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프로그램은 소프트웨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다른 말로 소프트웨어 개발이라고 합니다.